진로

[기고]이준석의 말과 정치

"이준석 대표는 성비위 의혹의 다리를 무사히 건너 세대를 설득하는 언어와 공감의 말로 돌아와야"

여론을 향해서는 '침묵'으로, 전국 당원들과 '식당 투어' 장외행보를 이어가는 이준석은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달렸다. 조롱과 독설의 언어로, 알코올 같은 독주의 사이다 폭격을 날리며 싸가지 정치인으로 당내 공공의 적군을 만들었던 이준석의 일시 퇴장에 지지율 상승은 난감한 분위기가 돼버렸다. 정치적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의혹에도 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2라운드 현상이 보이는 것은 이준석 대표 스타일의 '말'이 줄면서부터다. 묘한 정치적 반등이다. 우산을 움켜쥔 채 흙투성이 신발이 보이는 광주 무등산 정상 사진, 노래하는 이준석과 분식집, 신당동 떡뽂이 집에서의 릴레이 만남을 예고하면서 이준석의 말은 독설과 조롱으로 일갈하던 공격적인 자세에서 경청(傾聽)으로 바뀌었고, 정치적 행동에 절제가 보이면서 국민적 연민(憐憫)도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치질서와 다른 장외 행보로 보이는 이준석 대표의 이미지들에서 정치적 계산보다는 진심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준석 변화의 신호일까?

박근혜 키즈에서 2030과 당심(黨心)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한민국 정당 정치사의 30대 당 대표가 된 이준석은 한국 정치사의 30, 40대 기수론과 다른 탄핵 이후 보수정치가 쓰러져가는 시대가 소환한 등장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등장 200여 일 만에 사상 초유 '6개월 당원권 정지'가 되면서 정치사의 한 장면을 남겼고 현실정치의 막 뒤로 일시 퇴장해 버렸다.

배우는 막 뒤에서 다음 장면을 위해 역할과 감정에 몰입하는데 이준석은 전국을 돌려 2030들에게 당원 가입을 유도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7900명 정도가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을 신청했다.

'차기 당 대표 지지율'은 25.2%로 안철수, 장제원, 권성동 보다 연령, 성별, 지역을 막론하고 큰 폭으로 앞섰다. 이준석 침묵의 장외정치에는 기존 정치에서 볼 수 없었던 정치적 언어들이 강력한 정치 캐릭터로 존재한다. '무조건'을 불며 전국을 돌수록 이준석 현상이 재점화되는 것을 어쩌랴. 국민은 이준석이 '국힘'에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을. 수사결과가 막을 내리기도 전에 일시 퇴장해 버린 이준석에게 민심은 석연치 않은 정치적 갈라치기를 연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준석의 말과 정치는 젠더 갈라치기의 분열자로, 대선 기간 당과 윤핵관을 향해 총질을 발사하며 분란을 일으킨 말과 행동은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게 더 많은 전략적 싸움이었다. 이준석 대표의 말과 정치 스타일은 싸움의 연륜이 안보였으며, 통합과 균형 감각이 무너지는 감정의 정치였다. 이러한 말과 정치 스타일은 나무를 도려내야 하는 증오의 대상으로 보였고 의혹은 기회가 됐다.

그러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적 시선은 낡은 보수정치,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변화시키고 치유해 줄 수 있는 세대교체의 주자(走者)로 바라보는 신호를 주고 있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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