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바가지 상술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3월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에 이어 5월 전북 남원 춘향제와 전남 함평 나비축제 등에서 양도 적고 부실한 '통돼지바베큐'가 4만원~5만원의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4일 저녁 방송된 KBS 예능 '1박2일'에선 출연진이 방문한 경북 영양전통시장서 전통 과자 한 봉지에 7만원씩 두 봉지를 14만원에 강매당하는 장면이 TV에 그대로 방송돼 큰 논란으로 번졌다. 영양전통시장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자 영양군청은 5일 해명자료를 통해 "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 기간 중에 '옛날과자류' 판매를 위해 이동해 온 외부 상인"이라고 해명했다.
영양군 해명에 대해 관광 전문가들은 "해당 과자 판매부스가 외부상인이었다는 군의 해명을 그대로 믿더라도 '지역민은 전혀 무관하다'는 해명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WCEF 2023앞서 군항제와 춘향제, 나비축제에서도 비슷한 해명이 축제 주최 측과 해당 지자체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대체로 '외부 상인'이 운영하는 장터코너에서 바가지 상술이 있었고 지역 주민에 의한 게 아니란 게 공통된 해명의 골자다. 지역 축제 사정을 잘 아는 국내 관광 전문가들은 '예견된 사태'일 뿐 아니라 '고질적 병폐'라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뜯어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지자체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했다. '외부 상인' 핑계를 대는 지자체의 속사정은 따로 있다고도 강조했다. "'자릿값'이 문제의 핵심"이란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 관광 전문가들에 따르면 1000여개 달한다는 지역 축제 장터가 운영되는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지자체가 직접 부스나 천막별로 개별 계약하며 관리하는 축제는 거의 없다. 외부업체에 입찰 등으로 장터 운영을 통으로 넘긴단 점에서 항상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관광 전문가는 "문제가 된 축제들에서 중간 브로커가 끼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입찰을 얼마에 했는지, 그리고 자리를 받은 브로커가 상인들에게 얼마씩 받고 넘겼는지 확인해보면 문제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입찰로 돈을 내고 들어가면 단기간인 축제기간에 그 돈을 회수해야 하는 상인들 입장에선 바가지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그래도 해결방법은 있는데 입찰금액을 적정선으로 하고 미리 메뉴의 사진과 가격 등을 세밀하게 미리 받아 놓고 어기면 바로 퇴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전문가는 "일본 지역 축제를 가 보면 지역 특산품과 음식을 특색있게 잘 살려서 내놓고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며 "우리 지역 축제는 이름만 다를 뿐 그 안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전국을 떠돌며 똑같은 음식에 똑같은 기념품을 팔고 있으니 관광객들이 한 번은 가도 두 번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